올해는 겉으로 드러나는 게 적은 해예요. 씨앗이 흙 속에 있을 때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, 사실 그 안에서 가장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죠. 남들 눈에 성과가 안 보인다고 조급해지기 쉬운데, 이 괘의 흐름은 애초에 밖이 아니라 안을 향해 있어요.
흐름의 리듬은 느긋해요. 서두른다고 빨라지는 물길이 아니라서, 억지로 밀면 오히려 흐트러져요. 계획을 잘게 쪼개서 오래 끌고 가는 방식이 이 리듬과 맞아요.
맺음은 내 손에서 나요. 누가 대신 끝내 주기를 기다리는 자리가 아니에요. 느긋하게 흘러온 물길일수록 마지막 매듭만은 남에게 넘기지 말고, 서두르지도 말고, 내 손으로 천천히 지어 보세요. 그렇게 맺은 하나가 내년의 첫 단이 되어 줄 수 있어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