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안으로 고이는 해예요. 씨앗의 시간이라 밖으로 자랑할 것은 적지만, 그만큼 잃을 것도 적어요. 큰 승부를 걸기보다 몸과 밑천을 상하지 않게 지키는 것이 올해의 승리에 가까워요.
흐름은 서두르지 않는 물길이에요. 그런데 이 괘의 매듭은 내 손에서도 사람 손에서도 아니고 때에서 와요. 아무리 애써도 안 풀리던 것이 철이 바뀌듯 슬며시 풀리기도 하는 자리라서, 느긋한 흐름을 재촉하지 않고 흘려보내는 쪽이 이 괘와 맞아요.
그래서 올해 가장 어려운 일은 일 자체가 아니라 기다림이에요. 다만 기다림은 손 놓음이 아니에요. 때가 왔을 때 바로 잡을 수 있게 준비를 끝내 두는 것, 그게 이 괘가 권하는 기다림의 자세예요. 문이 열리는 순간은 길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