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씨앗이 돌 틈에 떨어진 해예요. 자리가 나빠서가 아니라, 돌 틈의 흙이 오히려 물을 오래 머금거든요. 겉보기보다 견딜 힘이 있는 출발이에요.
흐름에는 굽이가 있어요. 곧게 뻗나 싶다가 한 번 꺾이고, 막혔나 싶다가 돌아 나가요. 그래서 올해 계획은 직선이 아니라 지도처럼 짜는 편이 좋아요. 우회로를 처음부터 하나 그려 두면, 꺾이는 자리에서 잃는 것이 시간에 그칠 수 있어요.
마지막 매듭을 짓는 손은 결국 하나, 내 손이에요. 굽이를 다 돌고 나면 마지막 직선은 짧고, 그 구간만은 누구도 대신 달려 주지 않아요. 돌아온 길이 아까워서 마무리를 서두르고 싶어질 텐데, 굽이 끝의 매듭일수록 한 번 더 확인하고 묶으세요. 되돌아가기엔 이미 먼 길이니까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