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심는 자리와 거두는 자리가 다른 해예요. 씨앗을 넣은 곳에서 바로 싹이 안 보여도, 엉뚱한 자리에서 초록이 올라오는 식이죠. 계획이 틀렸다기보다 길이 굽어 있는 거예요.
흐름이 굽이를 그리는 해에는 만나는 사람이 느는 결이에요. 길이 꺾일 때마다 새 얼굴이 서 있기도 하거든요. 그 가운데 누가 내 매듭의 상대인지는 미리 알기 어려워요. 그러니 꺾이는 자리에서 만난 인연을 가볍게 지나치지 않는 것이 올해의 기술이에요.
이 괘의 매듭에는 남의 손때가 함께 묻기 마련이에요. 굽이 끝에서 혼자 끙끙대던 일이, 그 길에서 만난 손 하나로 풀리는 결이거든요. 그러니 그 길목의 인연 가운데 한 사람에게는 지금 하는 일을 미리 보여 두세요. 매듭날에 부를 이름을 굽이 안에서 정해 두는 거예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