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멀리 심는 해예요. 눈앞의 수확이 아니라 다음 철의 밭을 고르는 시간이라, 당장의 성적표로 올해를 재면 억울해져요. 재는 자를 바꾸면 꽤 괜찮은 해예요.
흐름은 굽이가 많아요. 게다가 매듭이 때에 달려 있어서, 굽이를 다 돌았는데도 문이 아직 안 열려 있을 수 있어요. 이 조합에서 애가 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에요. 다만 굽이를 돈 사람만이 문 앞에 서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에요.
그러니 올해는 문 앞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삼으세요. 여는 것은 때의 몫, 서 있는 것은 내 몫이에요. 굽이 하나를 돌 때마다 문에 가까워진 거리만 세고, 문이 안 열린 날수는 세지 마세요. 그 숫자는 나를 갉기만 하니까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