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씨앗까지 겨울잠을 자는 해예요. 흐름도 한동안 멈추고, 매듭도 때가 와야 지어져요. 기다림이 겹치면 조급함도 겹치기 마련이라, 올해의 진짜 상대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이에요.
멈춘 물은 썩는다는 말이 있지만, 그건 흐를 줄 모르는 물 얘기예요. 올해의 멈춤은 풀림을 품은 멈춤이라 결이 달라요. 멈춘 동안에는 물길을 미리 파 두세요. 풀렸을 때 물이 갈 곳이 없으면 그냥 넘쳐 버리거든요.
그래서 올해는 준비의 완성도로 스스로를 평가하세요. 때가 왔는데 준비가 덜 된 것이 가장 아까운 그림이고, 준비가 됐는데 때가 늦는 것은 손해가 아니라 유예예요. 유예 동안 준비는 더 좋아질 수 있으니까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