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씨앗 고르기와 기다림이 겹치는 해예요. 흐름은 자꾸 지난 것을 비추고 매듭은 때가 쥐고 있어요. 새로 벌일 자리가 좁아 보이지만, 그래서 오히려 홀가분한 해이기도 해요. 할 일이 분명하거든요.
되돌아보는 물길에서 할 일은 셈이에요. 무엇이 남았고 무엇이 나갔는지, 어느 밭이 살아 있고 어느 밭이 끝났는지. 이 셈이 끝나 있어야, 때가 문을 열었을 때 무엇을 들고 들어갈지 바로 답할 수 있어요.
그러니 올해 연말까지의 목표는 장부 한 권이에요. 지난 몇 해의 나를 정직하게 적은 장부요. 문이 언제 열리든, 장부가 있는 손은 떨리지 않아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