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물을 찾아 내려가는 해예요. 뿌리가 깊어지는 이유는 깊은 곳에 물이 있어서죠. 지금 하는 일이 더디게 느껴진다면, 얕은 데서 그만두기엔 아까운 깊이까지 왔다는 뜻이기도 해요.
흐름은 느긋하고, 문은 때가 열어요. 이 조합에서 초조함은 대개 달력에서 와요. 남의 달력을 보면 나만 늦은 것 같지만, 뿌리에게는 뿌리의 달력이 있어요.
그러니 올해는 깊이를 기록해 두세요. 오늘 어디까지 내려갔는지 적어 두면, 문이 안 열린 날에도 헛산 날이 아니게 돼요. 물맥에 닿는 날은 고르는 것이 아니라 만나는 것이라서, 그날까지의 기록이 곧 내 힘이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