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뿌리가 밑동에 겨울 양분을 재어 두는 해예요. 쌓는 이유가 당장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써야 할 때가 오기 때문인, 대비의 시간이죠. 재는 동안 살림이 늘어 보이지 않는 건 당연해요.
쌓임은 거르지 않는 데서 와요. 하루치는 작아도 이 괘의 힘은 이월이에요. 어제의 것이 오늘 위에 얹히고 그 위에 내일 것이 또 얹혀요.
곳간 열쇠는 계절이 쥐고 있어요. 그게 이 괘의 갑갑함이자 안전장치예요. 필요해지기 전에는 안 열리니 헐어 쓸 걱정도 없거든요. 올해는 문 열릴 날을 점치는 대신 선반을 하나 더 짜세요. 열리는 날, 정리된 곳간과 어질러진 곳간은 값이 달라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