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언 땅 밑의 해예요. 지표는 얼어서 아무것도 못 하는 것 같지만, 언 땅 밑은 얼지 않아요. 뿌리는 그 밑에서 겨울에도 일해요. 올해 내 일의 무대가 그 지하예요.
멈춘 듯 보이는 구간과 풀리는 구간이 갈마드는 해라, 겉면의 날씨로 일정을 정하면 자꾸 어긋나요. 땅속 온도로 정하세요. 즉 남의 시선이 아니라 실제 진척으로요.
해빙의 첫 삽은 내 손으로 뜨는 거예요. 풀리는 기미가 보일 때 남들이 확인해 주기를 기다리면 늦어요. 준비해 둔 것을 먼저 꺼내 심는 사람이 그 봄의 주인이 돼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