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겨울나기를 같이 하는 해예요. 나무들이 겨울에 뿌리를 서로 얽는 이유는 얼어붙는 계절엔 홀로 선 나무부터 넘어지기 때문이에요. 올해의 멈춤 구간도 혼자 버티는 것보다 얽혀 버티는 쪽이 훨씬 덜 춥죠.
멈춤이 영영 가지는 않아요. 다만 풀릴 때 한꺼번에 풀려서, 그때 손이 모자라는 것이 이 괘의 전형적인 그림이에요.
그래서 겨울 동안 할 일은 봄의 품앗이 명단을 짜는 거예요. 풀림이 오면 서로의 밭을 오가며 매듭을 지어 주는 관계, 그것이 올해 가장 값진 준비예요. 명단의 첫 줄에는 이번 겨울을 같이 난 사람을 적으세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