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삼동을 나는 뿌리의 해예요. 멈춤도 길고 문도 계절이 쥐고 있어, 세 겹의 기다림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. 그런데 뿌리 입장에서 겨울은 손해가 아니에요. 병충이 죽고 땅이 쉬는, 값이 매겨지지 않는 정비 기간이거든요.
멈춘 동안 상한 데를 고치세요. 바쁠 때 못 돌본 몸, 미뤄 둔 정리, 어긋난 채 둔 관계. 풀리고 나면 또 못 돌봐요.
봄이 오는 날짜는 흥정이 안 되지만, 봄을 맞는 상태는 전부 내 몫이에요. 올해를 잘 보냈는지는 연말이 아니라 내년 봄에 판정이 나요. 그 판정에서 이기는 준비를 지금 하는 거예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