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덩굴처럼 크는 해예요. 덩굴도 엄연한 줄기예요. 벽이든 나무든 붙잡을 것이 있어야 오르죠. 자존심 상할 일이 아니에요. 붙잡고 오르는 것도 생장 전략이고, 올해는 그 전략이 맞는 해예요.
굽이가 많은 길이라 붙잡을 자리도 자주 바뀌어요. 한 번 잡은 손을 평생 잡고 갈 필요는 없지만, 놓을 때를 예의 있게 놓는 것이 중요해요. 덩굴이 지나간 자리가 상처로 남으면 다음 덩굴이 미움받아요.
연말에 내 키가 자랐다면 그 키의 절반은 벽의 몫이에요. 마무리 자리에 붙잡게 해 준 벽들을 같이 세우고 그 셈을 정확히 하세요. 셈이 정확한 덩굴이 이듬해 더 높은 벽을 소개받아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