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나이테를 읽는 해예요. 줄기를 굵혀 온 지난 몇 해의 겹을 되짚어 보는 시간이에요. 어느 해에 넓게 컸고 어느 해에 촘촘했는지, 그 무늬가 다음 몇 해의 지도가 돼요.
읽기만 하는 해가 답답할 수 있어요. 하지만 나이테를 읽을 줄 아는 나무만이 다음 겹을 설계할 수 있어요. 넓게 컸던 해의 조건이 뭐였는지 찾아 두는 것, 그게 올해의 공부예요.
다음 생장철이 언제 시작될지는 계절의 소관이에요. 내 소관은 그 철이 왔을 때 어느 방향으로 굵힐지 정해 둔 상태로 맞는 거예요. 읽어 둔 나이테가 그 답을 줘요. 준비된 나무에게 봄은 명령이 아니라 허락이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