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잎이 넓어지는 해예요. 지난 시간들이 밑을 다지는 쪽이었다면, 이제는 펼치는 차례예요. 하는 일의 폭이 넓어지고, 만나는 자리도 다양해져요.
넓어지는 해인데 물길은 느긋하니, 서둘러 다 펼칠 필요가 없어요. 잎은 한 장씩 나요. 이번 달에 한 장, 다음 달에 한 장. 그 속도가 이 해의 정속이에요.
잎을 어디까지 낼지는 내가 정하는 거예요. 볕이 좋다고 무한정 펼치면 정작 큰 잎들이 가려져요. 올해의 마무리는 펼친 것들 중 어느 잎을 남기고 어느 잎을 접을지 정리하는 일이에요. 그 정리까지 해야 펼친 보람이 남아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