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볕을 기다리는 넓은 잎의 해예요. 잎은 다 펼쳐 놨는데 볕이 드는 시간은 하늘이 정하는, 준비와 기회의 주인이 다른 형국이에요.
물길이 느긋해서 볕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질 수 있어요. 다만 잎의 일은 볕이 났을 때 놓치지 않고 받는 것까지예요. 흐린 날 잎을 접어 버리면 정작 갠 날 받을 면적이 없어요.
볕이 드는 시각은 못 정해도 잎의 각도는 정할 수 있어요. 해가 어디서 뜨는지 보고 그쪽으로 면을 틀어 두는 것, 그게 올해 할 수 있는 전부이고, 그거면 충분해요. 틀어 둔 잎과 아무렇게나 놓인 잎은 같은 볕에서 다른 양을 받아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