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바람 길목의 잎들이 같은 각도로 눕는 해예요. 거센 굽이를 만난 잎은 뻣뻣이 맞서지 않고 몸을 눕혀 바람을 흘려보내요. 그 각도는 혼자 정할 때보다 곁의 잎들과 맞출 때 훨씬 덜 찢겨요.
굽이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니 눕는 각도도 그때그때 다시 맞춰야 해요. 지난 굽이의 요령이 이번 굽이에는 안 통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. 곁과 신호를 주고받는 일을 귀찮아하지 마세요.
바람 길목을 같이 지난 사이는 순풍에 사귄 사이보다 매듭이 굵어요. 연말에 그 굵은 매듭들을 세어 보면, 흔들린 해가 헐거운 해는 아니었다는 걸 알게 돼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