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말린 잎이 다시 펴지는 해예요. 가물면 잎은 스스로 몸을 말아 증발을 줄여요. 죽은 게 아니라 버티는 자세죠. 올해의 움츠림도 그런 기술로 읽으세요.
말림과 펴짐이 번갈아 오는 해라, 말린 구간에 잎을 억지로 펴려 하면 찢어져요. 가문 동안은 말고, 비 오면 펴고. 그 리듬을 타는 것이 저항보다 강해요.
비가 왔을 때 얼마나 빨리 펴지느냐는 잎맥의 힘이고, 그건 내가 기른 거예요. 말린 동안에도 잎맥으로 물을 조금씩 돌려 두세요. 몸은 접어도 맥은 살려 두는 것, 그게 풀림의 날에 가장 먼저 펴지는 잎의 비결이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