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꽃대가 올라오는 해예요. 꽃은 하루의 사건이지만 꽃대는 여러 날의 공사예요. 눈에 띄는 순간을 향해 눈에 안 띄는 마디들이 매일 쌓이는 중이에요.
쌓임이 곧 높이가 돼요. 꽃대가 높을수록 꽃이 멀리서도 보이니, 오늘 한 뼘의 지루함이 그대로 무대의 높이예요. 거른 날은 무대가 낮아지는 날이고요.
꽃대에는 멈추라는 눈금이 없어요. 어디서 피울지만 있죠. 더 올릴 수 있는데 조급해서 중간에 피면, 그 높이가 올해의 천장이 돼요. 스스로 정한 높이까지 오르고 나서 피우는 것, 그 자기 결정이 이 괘의 매듭이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