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백일홍의 해예요. 오래 피는 꽃은 화려함 대신 꾸준함으로 기억돼요. 하루 이틀의 반짝임이 아니라 피어 있는 날수로 승부하는 해예요.
매일 조금씩 새 송이를 올리는 것이 이 꽃의 방식이에요. 어제 핀 것이 지기 전에 오늘 것이 벌어지고, 그렇게 끊이지 않는 것처럼 보여요. 실은 쉼 없는 교대죠.
절정이 언제였는지는 지나 봐야 알아요. 그게 이 괘의 묘미예요. 가장 화려한 날을 못 박으려 애쓰지 말고, 오늘의 송이를 올리는 데 마음을 두세요. 지나고 나서 "그해 내내 피어 있었지"라는 말을 듣는 것, 그보다 나은 절정은 없어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