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세 번 여며지는 봉오리의 해예요. 벌어질 듯하다가 추위에 여며지고, 또 벌어질 듯하다가 여며져요. 애가 타지만, 여며질 때마다 꽃잎 수가 늘어요. 늦게 핀 겹꽃이 이 괘의 그림이에요.
멈춤이 반복되는 해에는 "이번에도 아닌가"라는 학습된 체념이 가장 위험해요. 체념한 봉오리는 정작 풀림이 왔을 때 벌어질 힘이 없어요.
개화의 아침은 계절이 정하지만, 그 아침의 꽃잎 수는 여며진 밤들이 정해요. 올해 몇 번을 다시 여미게 되더라도, 그때마다 한 겹 두꺼워진다는 셈을 놓지 마세요. 그 셈이 맞는다는 것을 겹꽃들이 먼저 증명해 놨어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