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토정비결 553괘 (상 5 · 중 5 · 하 3)

꽃의 해, 빠르게 지나는 물길, 때가 짓는 매듭

올해는 나팔꽃의 해예요. 새벽에 피고 한나절이면 오므라드는, 짧은 개화를 매일 반복하는 꽃이에요. 한 번의 큰 만개 대신 작은 만개를 여러 번 받는 해라는 뜻이에요.

빠른 물살에 하루하루의 성패가 갈리지만, 오늘 오므라든 것이 실패가 아니에요. 내일 새벽 또 피니까요. 이 괘에서 무서운 건 한 번의 실패가 아니라 다시 안 피는 것뿐이에요.

큰 무대가 언제 설지는 하늘 소관이지만, 매일 새벽의 작은 무대는 꼬박꼬박 와요. 그 작은 무대들을 성실히 쓰다 보면 어느 날 큰 무대 쪽에서 먼저 알아보곤 해요. 무대를 고르는 눈은 매일 피는 꽃을 오래 지켜보거든요.

괘 번호 산출은 전통 산식 그대로, 풀이 글은 귀래당이 그 구조(상=그 해·중=달의 흐름·하=맺음새)를 읽어 새로 쓴 것이에요. 옛 괘사의 번역이 아니라 우리의 해석이고, 참고용이에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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