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꽃잎을 말리는 해예요. 활짝 피었던 시절을 그대로 두면 시들어 사라지지만, 제때 거두어 말리면 오래가는 향이 돼요. 지난 화려함을 어떤 형태로 남길지 정하는 시간이에요.
되돌아보는 물길이라 만개의 기억이 자꾸 어른거려요. 그 시절과 지금을 비교하며 시든 것만 세면 이 해가 통째로 억울해져요. 비교 대신 채집을 하세요. 무엇이 좋았고 왜 좋았는지를요.
어느 꽃잎을 말려 남길지는 내가 골라요. 다 남길 수도 없고 다 버릴 것도 아니에요. 지난 절정에서 진짜 내 것이었던 향 몇 가지를 골라 병에 담는 것, 그것이 올해 내 손의 매듭이고 다음 개화의 밑감이 돼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