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토정비결 611괘 (상 6 · 중 1 · 하 1)

열매의 해, 느긋한 물길, 내 손의 매듭

올해는 만생종의 해예요. 남들 과일이 다 나오고도 한참 뒤에 익는 늦열매의 시간이라, 장터의 소란과 내 달력이 어긋나요. 늦게 익는 것은 늦게 상하는 것이기도 해요.

물길이 느긋하니 익는 속도도 재촉이 안 돼요. 덜 익은 것을 따면 그 신맛을 내가 다 책임져야 해요. 조급함의 값이 유난히 비싼 해예요.

다만 다 익은 순간의 첫 가위질은 내 손으로 해요. 언제가 다 익은 때인지는 매일 들여다본 사람만 알거든요. 빛깔과 향과 무게를 제 손으로 가늠해 온 사람에게 그 판단은 어렵지 않아요. 올해 내내 들여다보는 것, 그게 마지막 가위질의 자격이에요.

괘 번호 산출은 전통 산식 그대로, 풀이 글은 귀래당이 그 구조(상=그 해·중=달의 흐름·하=맺음새)를 읽어 새로 쓴 것이에요. 옛 괘사의 번역이 아니라 우리의 해석이고, 참고용이에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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