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당도가 차오르는 해예요. 열매의 겉모습은 다 갖췄는데 속의 단맛이 차는 중이라, 보기에 완성 같아도 아직 제맛이 아니에요. 겉과 속의 시차를 사는 해예요.
물길이 느려 단맛도 천천히 들어요. 서리 맞기 전 마지막 몇 주에 당도가 가장 많이 오른다는 것이 과수의 오랜 셈이에요. 막판의 며칠을 견디는 것이 한 해 농사의 절반이에요.
따는 날짜는 하늘이 정해요. 서리가 이르면 이르게, 늦으면 늦게. 내가 정하는 것은 그날까지 가지에서 버티게 하는 일이에요. 지지대를 대고 거적을 두르고, 마지막 한 주의 볕을 온전히 받게 하는 것. 그 버팀의 관리가 올해 내 몫의 전부예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