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낙과를 줍는 해예요. 굽이치는 바람에 떨어지는 열매가 없을 수 없어요. 떨어진 것을 버린 셈 치는 사람과 주워서 쓰임을 찾는 사람의 한 해가 갈려요.
가지에 남은 것을 지키는 일과 떨어진 것을 살리는 일, 올해는 둘 다예요. 떨어진 열매도 잼이 되고 즙이 되고 씨과일이 돼요. 온전한 모양만 수확으로 치면 이 해는 야박해져요.
연말에는 광주리 둘을 나란히 놓아 보세요. 가지에서 딴 것 한 광주리, 바닥에서 살린 것 한 광주리. 그러고 나면, 굽이 많던 해가 빈손의 해는 아니었다는 것이 눈에 보여요. 그 확인이 이 괘의 매듭이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