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휘는 가지를 같이 괴는 해예요. 열매가 실할수록 가지는 휘어요. 잘되는 해의 역설이죠. 무게를 견디는 받침대를 혼자 다 만들 수 없어, 괴어 주는 손이 필요한 해예요.
굽이마다 바람의 각이 달라 받침의 자리도 옮겨 다녀요. 오늘 남의 가지를 괴어 준 손이 내일 내 가지 밑에 와요. 그 순환을 믿는 과수원이 태풍의 계절을 넘겨요.
열매의 무게를 같이 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수확의 자리에서 소리 내어 말하세요. 받침대의 값을 셈에 넣는 것, 그것이 이 해 매듭의 예법이에요. 무게는 나눴는데 열매는 혼자 담는 과수원에는 다음 태풍에 아무도 안 와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