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곶감을 같이 깎는 해예요. 감을 깎아 매달고 겨울바람에 말리는 일은 예부터 온 식구가 둘러앉아 했어요. 혼자 깎으면 밤을 새우는 양도 여럿이면 하루 저녁의 일이에요.
말리는 동안은 다 같이 기다려요. 이 멈춤의 구간에 조바심을 나누면 반이 되고, 곶감이 붉어 가는 재미를 나누면 배가 돼요. 기다림을 함께 견딜 사람들과 처마 밑에 앉는 해예요.
말린 것이 완성되는 날, 첫 접은 깎은 손들끼리 나눠요. 그 나눔의 순서를 지키는 집이 이듬해에도 둘러앉을 사람을 잃지 않아요. 함께 깎고 함께 기다린 것은 함께 먹어야 제맛이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