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수확철이 몰아치는 해예요. 여기저기서 한꺼번에 익어 손이 열 개라도 모자라요. 풍년의 즐거운 비명이지만, 비명은 비명이라 관리가 필요해요.
빠른 물살에 다 따려 들면 반은 무르고 반은 설익은 채 광주리에 섞여요. 오늘 딸 것과 내일 딸 것과 안 딸 것을 아침마다 가르는 눈, 그게 이 해의 실력이에요.
몰아치는 날일수록 성패는 저녁의 선별 시간에서 갈려요. 섞인 채 하루를 넘기면 무른 것이 성한 것까지 물들여요. 그날 것은 그날 가르는 손이 풍년을 풍년답게 만들어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