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타작마당의 해예요. 거둬들인 볏단에서 알곡을 털어 내는 시간, 그러니까 벌인 일들에서 진짜 남는 것을 골라내는 해예요. 새로 심는 해가 아니라 털어서 확인하는 해죠.
물길이 느긋하니 도리깨질도 서두를 것 없어요. 급하게 털면 알곡이 튀어 달아나요. 하나씩 차근차근, 이 일에서 남은 것과 저 일에서 남은 것을 천천히 털어 모으세요.
멍석을 걷는 시각은 마당 주인이 알아요. 남들이 다 걷었다고 따라 걷으면 덜 턴 볏단이 남고, 미련으로 밤까지 붙들면 이슬에 젖어요. 오늘 몫을 다 털었으면 해가 있어도 걷는 것, 그 판단이 올해 내 손에 들린 도리깨예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