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두레로 걷는 해예요. 혼자서는 때를 놓치는 규모의 걷이를 여럿의 손이 돌아가며 해내는, 공동 갈무리의 해예요. 내 논의 날짜와 남의 논의 날짜를 한 판에 놓고 짜요.
빠른 철에는 순서 시비가 나기 쉬워요. 누구네가 먼저냐를 두고 서운함이 싹트죠. 순서의 기준을 미리 합의해 두는 것, 그 한 번의 회의가 열 번의 다툼을 줄여요.
두레의 셈은 미뤄 두면 서운함이 붙는 종류예요. 한 해가 끝나기 전에 품셈을 맞추고, 남은 서운함은 그 자리에서 풀어요. 셈이 맑게 끝난 두레만 이듬해에 다시 모여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