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씨나락을 골라 두는 해예요. 걷은 것 가운데 가장 실한 것을 먹지 않고 따로 두는 일, 그러니까 결실의 일부를 다음 해의 몫으로 봉인하는 갈무리예요.
되돌아보며 고르세요. 올해 것 중 무엇이 가장 실했는지, 어떤 시도가 다시 심을 만한지. 고르는 눈은 지난 계절을 정직하게 되짚은 사람에게만 생겨요.
봉인을 여는 손은 다음 봄이에요. 올해 안에는 그 가치가 눈에 안 보여서, 먹어 버리고 싶은 유혹이 와요. 견디세요. 봉인을 지킨 사람에게 봄은 밭을 주고, 헐어 쓴 사람에게는 봄이 장터의 씨나락 값을 묻곤 해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