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퇴비를 쌓는 해예요. 심는 것도 걷는 것도 없는 빈 밭에 거름만 층층이 쌓아 두는, 보이지 않는 투자의 해예요. 올해의 노력은 올해의 성적표에 안 찍혀요.
검불과 재와 두엄이 켜켜이 쌓여 삭는 동안, 겉보기에는 그냥 더미예요. 속에서 익어 가는 것은 뒤집어 본 사람만 알아요. 남의 눈이 아니라 더미가 주저앉는 부피로 진척을 재세요.
더미를 뒤집는 삽자루는 내가 잡아요. 쌓아만 두면 삭지 않고 썩어요. 주기적으로 뒤집어 공기를 넣는 그 수고가, 봄에 밭으로 나갈 거름과 그냥 버려질 무더기를 갈라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