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화로를 둘러앉는 해예요. 각자의 들일이 멈춘 계절,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한 화로에 모여요. 불씨를 지키는 일은 돌아가며 하고, 온기는 똑같이 나눠요.
풀리는 날에는 다 같이 마당에 나가 바람을 쐬고, 다시 추워지면 다시 모여요. 모임과 흩어짐이 자연스러운 사이, 그 헐거운 결속이 이 계절의 옳은 형태예요. 꽉 묶으면 답답하고 다 풀면 춥거든요.
화롯가의 얼굴들은 그대로 들녘의 동료가 돼요. 겨울 내내 한 불씨를 나눠 지킨 시간은 생각보다 깊은 신원 보증이 돼요. 올해의 매듭은 그 화로의 재를 같이 정리하며, 봄의 첫 들일을 약속하는 것이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