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해토를 기다리는 해예요. 언 땅이 풀리는 것을 해토라 하는데, 그 날짜는 봄볕의 사정이지 사람의 사정이 아니에요. 풀렸다 얼었다를 반복하는 끝자락이 특히 길게 느껴져요.
가짜 해토에 속지 않는 것이 이 해의 요령이에요. 한낮에 녹은 겉흙을 보고 쟁기를 대면 속의 얼음에 날이 상해요. 완전히 풀린 땅은 밟아 보면 발소리부터 달라요.
기다리는 동안 쟁기날을 갈고 씨나락을 다시 살펴요. 진짜 해토의 아침, 갈아 둔 쟁기날이 첫 이랑을 곧게 열어요. 올해가 통째로 그 아침을 위한 전야라고 생각하면, 긴 기다림에도 허리가 펴져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