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는 겨울 장의 해예요. 들일은 없는데 세상은 빠르게 돌아가는, 몸은 한가하고 밖은 분주한 어긋남의 해예요. 그 어긋남을 불안이 아니라 기회로 읽는 눈이 필요해요.
장터는 겨울에도 서요. 빈 계절의 한가한 손은 그 장에서 귀한 손이고요. 남들이 못 내는 시간을 내가 낼 수 있으니, 배움이든 품이든 이 계절에만 잡을 수 있는 것들이 빠르게 지나가요.
다만 한가하다고 아무거나 잡으면 정작 쉬어야 할 계절을 잃어요. 쉼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하나만 고르는 절제, 그것이 올해 내 손의 저울이에요.